56 높은 이자의 문제
2008 년 9월 15일 리먼 브라더즈의 파산 신청으로 시작된 대공황은 미국 대통령 선거와 맞물려 이 시대 최대의 화제가 되어 왔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제기된 문제는 차용자의 과도한 빚과 그에 따른 대출자의 과도한 위험이었다. 차용자들이 과도한 빚을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지니 그에 따라 대출자들도 줄지어 쓰러졌다는 스토리다. 따라서, 모기지 문제는 주택 소유주가 지나치게 많은 돈을 빌려 썼기 때문이며 신용카드 문제는 일반 소비자가 너무 많은 돈을 빌려 썼기 때문이라는 것은 모두 안다. 그러나, 차용자의 빚이 너무 많았다는 문제만큼이나 중요한 다른 문제가 가려진 채 지금도 진행되고 있다.
그것은 과도한 이자의 문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가 생겨난 것은 변동이자율로 대출 받은 사람들이 치솟는 변동이자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국 정부는 총력을 기울여 대출자들의 과거 실수를 처리해주고 있다. 그러나, 모기지 계약에 묶어 있던 차용자들은 아직도 계약에서 풀려난 적 없고, 따라서 차용자들의 실수에 대해서는 정부의 손길이 미치지 않고 있다. 모기지 이자의 차이는 불과 3% 정도의 차이였지만, 신용카드의 이자는 최고 36% 까지 달하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신용카드의 문제는 사실 더욱 심각하다.
연이율 6% 의 카드와 24% 의 카드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엄청나다. 카드 빚이 10만불 있는 사람의 경우, 평균 이자율이 6% 라면 그 사람이 부담하는 이자는 한 달에 500 불이다. 그 사람의 월 페이먼트는 약 2천불이 되겠지만,그 중에 이자가 차지하는 부분은 단 500 불이므로, 페이먼트가 힘에 겹다면 또 빌려 써도 전체적인 카드 빚은 점점 줄어든다.
같은 사람이 평균 이자율 24%를 물고 있다면, 그 사람의 이자부담은 한 달에2천불이 된다. 이자만 2천불이라면, 그 사람이 빚의 굴레에서 헤어나기는 무척 어렵다. 차용자 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여러 신용카드 사이에도 이자는 무척 다양하니, 만일 그 중 비싼 이자를 이기지 못하여 차용자가 쓰러진다면, 낮은 이자들 받은 은행에까지 같이 그 피해를 보게 된다.
현재의 금융 체제에서는, 궁지에 처한 차용자들은 더욱 비싼 이자를 물게 되어 있다. 그러한 제도는 moral hazard 를 제거하기 위해 짜여진 자본주의 필수의 요소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파산자가 속출하면, 지금은 생생해 보이는 대형 은행들도 리먼 브라더즈의 길을 따라야 하게 될 수도 있다. 파산의 가능성을 안은 사람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지금은 파산 이전에 파산 구제와 유사한 방식을 써서 감당하지 못할 만큼의 대량 파산을 막을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출자를 위한 7,000 억불 구제금융안도 자본주의 체제에 합당한 것은 아니었다. 하원에서 마찰이 있었던 것도 그것이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그토록 이례적인 조치도 일단 국회의 승인을 받고 난 뒤에는 그 조치가 한 발 늦었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신용카드 문제도 너무 낮은 다음에야 해결 방안이 나오지 않을까 염려된다.
은행들끼리 합의하여 신용카드 이자율을 적정수준에서 책정할 수도 있고, 몇몇 큰 은행이 선도적으로 낮은 이자를 제공하면 그에 경쟁하기 위해 다른 은행도 따라갈 수도 있다. 또, 연방준비은행이 특별 은행을 설립하여 높은 이자의 카드를 모두 낮은 이자의 카드로 교체해 주는 방안도 생각해볼 수 있다. 경제정책 입안자들이 서민의 입장에서 생각할 줄 안다면,이와 유사한 여러가지 방안을 어떻게든 창안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