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 카페 '랑' .......... 숨겨진 세상 속 보물 찾기
흘러 들어온 바람처럼 우연히 ....... 검색을 통해 알게 된 cafe '랑'
제대로 된 간판도 없고, 카페 문은 늘상 닫혀 있으며
'랑'을 방문하기전에 카페주인의 핸드폰으로 미리 연락을 해야 한다는 몇가지 힌트만을 가지고
사전 준비와 계획도 없이 무작정
그야말로 느닷없는 호기심 하나로 카메라 가방을 챙겨 찾아나섰던 곳
미리 귀뜸해 들었던 정보에서처럼 '랑'의 문은 닫혀 있었고
오랜 세월의 흔적들로 낡은 하늘색 나무 문앞엔 '연락해욧! ' 라는 무성의한듯 보이는 엉성한 손글씨와 함께
주인의 마음인듯 빨간 하트를 달고 있는 핸드폰 번호가 적혀 있다.
'근처에 있어요'라고 친절히 덧붙여 놓은 글에서 희망을 예감하였는데
5분여를 기다려 '랑'으로 통하는 비밀 계단을 오를 수 있었다.
흐르던 시간의 발걸음을 우뚝 멈춰 세워 놓은 듯
모든 것들이 과거로 과거로 뒷걸음하여 정지되어 있는 공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된 듯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혼돈하게 만드는 묘한 매력에 사로잡혀 있는 사이
주술사의 주문을 따라 외우듯 사장님께 커피를 청해 두고, 무엇엔가 홀리듯 몽롱하게
신비스럽기 그지없는 물건들을 향해 시선이 분주하다.
차와 커피를 판매하는 것으로 봐서는 카페가 분명하지만
손님을 위해 따로 준비된 티 테이블마져 제대로 준비되어 있지 않고 무한히 자유로운 곳
어디에 앉아야 하는지를 물었더니 "아무곳에나 편히 앉으면 자리가 된다"며 어설픈 웃음으로 대답하신다.
마른 안개꽃 한다발과 , 마시다 말고 주인이 사라진 와인 잔 곁에서 꾸벅꾸벅 졸고 있는 스텐드 불빛
그 아래 커피잔을 놓아두며 오른 편으로 시선을 옮기니 "새파랗게 젊은 년"이라고 쓰인 쿨재즈체 명함이 보이고
사랑도 없이 지루하게 말라가는 세송이 장미가 어울리지 않은듯 어울리게 놓여져 있다.
물어보기도 전에 서둘러 사장님이 말씀 해 주셨다.
2년여동안 혼자서 이 공간을 꾸미셨고, TV에 여섯번이나 방송되었으며
각종 언론매체를 통하여 알려진 곳이라고....
그리하여 하루에 서너번 드문 드문 사람들의 발걸음이 닿는 곳이라고....
누군가의 손에서 긴세월을 살았을 삶의 무게만큼 켜켜이 먼지 내려 앉은 수 많은 물건들
노래를 멈춘 레코드판, 녹슨 하모니카, 짝잃은 운동화, 식어진 커피잔, 수취인을 기다리는 가을 엽서
뒹굴던 낙엽한장, 나무집게에 걸린 막대사탕
저마다의 추억을 보듬고 제멋대로 자리한 녀석들의 낡고 오래된 이야기는
이제와 이곳을 찾는 이의 시선에 또 다른 이야기가 되어 읽히고 있었다.
사랑이 무엇인지.... 그리움이 또 무엇인지 제대로 알지도 못하면서
풋사랑으로 가슴에 들여놓았던 내 유년시절의 여물지 못한 첫사랑이라도 불러내어
나뭇잎 한장 곁들인 가을 편지라도 써 내려야 할것만 같았으며
또 누군가는 고요히 촛불을 밝혀두고 다정히 마주앉아
사랑의 이야기를 간질 간질 속삭이다가 방금 어디론가 떠났을것만 같기도 하였다.
도수 높은 안경과 꾸욱 눌러쓴 모자, 소심한듯 친절하셨던 젊은 사장님은
벽쪽으로 난 계단을 일러주시며 천정과 가까이 맞닿은 다락방도 소개 해 주셨다.
올라가서 살펴보고 싶었으나
앉은뱅이 책상과 스탠드 불빛아래 세상을 살며시 넘보는 것으로 호기심의 창을 닫고 내려와야만 했다.
다락방을 내려오는 내게 은밀히 손짓하여 안내 해 주신 이곳은
세번 이상 '랑'을 방문한 손님에게만 특별히 공개 하는 곳인데 ..... 참고로 카페안보다 세배쯤은 더 복잡한 곳이니 잘 살펴보라 하셨다.
누군가의 삶에서 찬란히 빛났을 물건들이 늙어지고 버려져서 무질서하게 그야말로 제멋대로 흩어져 쌓여있었다.
저마다의 사연들이 아우성으로 들리는 듯 하여 가슴이 무거워
이곳의 물건들이 또다시 누군가의 손 끝에 닿아 새로운 이야기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라는 소망을 두고 뒤돌아 나왔다.
이곳의 물건들은 판매도 하냐는 질문을 드렸더니 사장님만 빼고 모두 팔 수 있다고 하신다.
애초부터 사장님을 살 마음은 없었다는 대답을 드리며 싱거운 웃음을 나누는 동안
우연처럼 '랑'에 찾아든 손님들과 함께 자리를 하게 되었다.
네이버에 블로그를 두고 계신 이웃님들이셨는데
멀리 밀양에서 오셨다는 '바람구두'님과 어여쁜 친구분 그리고 바람구두님께 '랑'을 소개 하셨다는 '삑싸리'님
좋은곳을 찾아온 마음 하나로 벌써 친구가 되었고
서로 블로그 아이디를 묻고 대답하며 네이버에서 다시 뵐것을 약속하기도 하였다.
참으로 흐뭇하고 따스하고 아름다운 풍경이다.
인터넷 문화가 생활속에 뿌리 내리기전, 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상상속에서조차 불가능한 일들이
이젠 너무나 익숙한 문화가 되어 온라인과 오프라인 세상이 연결되어지고 있다.
마음과 마음이 만난다는것은 생각의 범위를 뛰어 넘어 또 다른 세상을 창조해 내는 거대한 힘을 갖고 있다.
단, 불량하지 않고 정직한 정품마음에 한하여 가능한 일 일것이다.

좋은 사람들이 착한 마음으로 다녀가며 예쁘게 남겨놓은 흔적들이 빼곡한 '랑' 방명록이다.
믿지 못할 사람들로 가득하여 눈감으면 코 베어가는 세상
경계하고 불신하며 살아가는 못된 세상이라 외치는 오늘날의 삶속에서
아직은 살만한 세상, 너랑 나랑 어깨 나란히 하여 걷는 따스한 세상과의 소통을 꿈꾸는 공간.....'랑'
z.cyworld.com ☜ 이곳에 오면 '랑'을 만날 수 있다고 ... 사각사각 연필글씨로 써 주시던 사이트 주소이다.
'랑' 3종세트라 하시며 명함 3장을 건네 주셨는데
예쁘게 카메라 안에 담으려는 욕심만 부리다가 그만 챙겨오는것을 잊고 말았다.
카페 '랑'은 부산대학교 부근 금정 등기소 왼쪽 길을 따라 잠시 걷다보면 우체국 건물 옆
낡은 하늘색 대문 2층에 자리 하고 있다.
숨은 그림처럼 꼭꼭 숨어있어서 마음 착한 사람 눈에만 보인다...^^*
글, 사진 _
TAG 핸드폰 번호 사람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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